키위새는 아주 독특한 생김새와 귀여운 외모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동물입니다.
키위새의 '키위(kiwi)'는 키위과에 속하는 종을 총칭하는 말로,
큰알락키위, 쇠알락키위, 북섬갈색키위, 남성갈색키위, 오카리토갈색키위
총 5종이 뉴질랜드에 살고 있어 뉴질랜드의 상징 혹은 대표하는 동물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뉴질랜드와 키위새의 연관성은 매우 강하여, 뉴질랜드인을 부르는 말로써도 '키위(kiwi)'가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키위새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고,
과일 키위와 새 키위 중 누구의 이름이 먼저였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키위새의 생태는 어떤가요?
키위새는 야행성 새로, 낮에는 캄캄한 굴 속에서 생활하고 밤에 먹이사냥을 나섭니다. 키위새의 눈은 캄캄한 데서 잘 볼 수 있도록 특화되지는 못하여서 부리에 있는 코로 냄새를 맡아 낮시간을 보냅니다. 실제 키위새는 먹이를 눈으로 보기 전에 냄새를 먼저 맡아 감지하는 독특한 적응을 보여주는 새로, 콧구멍(비공)이 부리 앞쪽 끝부분에 있기 때문에 시각보다는 자신의 수염과 콧구멍을 이용한 후각, 촉각, 청각으로 먹이를 잡습니다.
키위새의 먹이는 주로 땅 속에 사는 곤충, 지렁이, 유충이며 나무 새순이나 부드러운 뿌리도 섭취합니다. 기다란 부리때문에 키위새가 먹이를 먹었던 장소에는 부리를 꽂았던 길고 가느다란 구멍이 송송송 나있다고 합니다.
'새'이지만 보이지 않는 날개, 짧고 튼튼한 다리, 긴 부리 끝의 기능 좋은 콧구멍이라는 특별한 외모 덕분에 키위새는 국제적으로 사랑을 받는 유명한 새가 되었습니다.
키위새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나요?
키위새는 종류에 상관없이 형태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몸길이는 48cm~ 84cm에 달하고 몸무게는 1.4kg~4kg정도로 소형견 정도의 무게입니다. 키위새의 깃털은 마치 포유동물의 털처럼 거칠거칠한 질감을 가지고 있고 새끼들의 털은 부드럽습니다. 키위새의 깃털은 갈색과 회색이 섞인 색으로 볼 수 있습니다. 키위새의 부리는 가늘고 길며 먹이를 잘 먹기 위해 아래로 살짝 굽어진 형태를 하고 있으며 날개는 대부분 퇴화되어 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날개는 없지만 키위새는 강력한 다리와 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3개의 발가락에 튼튼한 발톱이 달려있어 뒤뚱거리기는 하지만 느린 속도로 오래 달릴 수 있고 위험에 처했을 때는 발톱을 사용해 적을 물리치기도 합니다.
키위새의 알이 그렇게 크다면서요?
키위새는 몸집에 비해 알이 가장 큰 새입니다! 키위새의 알은 키위새 체중의 약 15~2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합니다. 만약 암컷 키위가 약 2~3kg이라면 그에 비해 알은 450g 이상인 셈이죠! 이를 인간에 비유하면, 60kg의 여성이 9kg의 아기를 낳는 것이라 상상하면 됩니다. 키위새는 한번에 1~2개의 알을 낳는데, 만약 2개의 알을 품는다면 그 키위새는 얼마나 알이 무거울까요? 불쌍하다고요? 실제로 알을 낳다가 사망하는 키위새 개체들이 적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키위새의 알 낳기는 정말 말그대로 생명을 건 사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특정 종의 경우 알을 낳는 건 암컷이지만 알을 품고 새끼를 부화시키고 양육하는 것은 키위새 수컷이 맡습니다.
키위새는 짝짓기 시기에 수컷과 암컷이 짝을 이루어 땅굴이나 나무 뿌리 아래에 풀과 잎을 깔아 둥지를 만듭니다. 키위새의 산란기는 여름~겨울 사이이고 수컷이 혼자서 75일~77일간 알을 품어 새끼를 부화시킵니다. 새끼는 태어난 뒤 일주일간 먹이를 먹지 않고 있다가 아빠인 수컷을 따라나서 스스로 먹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키위새의 알이 큰 이유입니다.
알이 크다는 것은 노른자가 많다는 뜻이고, 이는 태어나는 새끼가 더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의미이죠. 키위새 새끼는 노른자의 풍부한 영양분을 섭취하여 거의 완전히 발달된 상태로 부화합니다. 그 때문에 며칠 동안 먹이를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이는 포식자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키위는 날지 못하고 숲속 바닥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새끼가 부화한 후 바로 움직이거나 숨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집의 20%에 달하는 알을 낳는 고통을 기꺼이 견디는 키위들. 바로 새끼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었군요.
키위새는 성장 역시 새 중에서도 느린 편에 속합니다. 아기 키위새로 태어나 어른 키위새가 되기까지 무려 5~6년이 걸립니다. 어른새가 될 때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길지만 거의 완전한 상태로 태어나는 키위새는 부화 후 부모의 도움없이 바로 독립합니다.
키위새의 날개는 없어진 것일까? 원래 없던 것일까?
정답 : 원래 있었으나 퇴화되었습니다.
키위새의 날개는 '흔적 날개'라고 불리는데, 원래 있던 날개가 거의 퇴화하여 흔적만 남은 형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키위새의 흔적날개는 육안으로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아 쉽게 식별하기가 어렵습니다.
키위새는 뉴질랜드 토박이 새인 모아(moa)의 후손일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멸종된 마다가스카르 코끼리새와 DNA상으로 훨씬 더 밀접하게 관계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코끼리새는 고대 곤드와나 대륙에서 갈라져나온 종으로, 지금은 멸종하여 세상에 없는 날지 못하는 거대한 새입니다. 이 마다가스카르 코끼리새로부터 5종류의 키위새가 분파되어 나왔고 그 중 4종이 현재 '취약종'으로 등록, 1종은 '멸종 위기종'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키위새, 정말 멸종될까?
답 :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애초에 뉴질랜드는 원래 포유류가 거의 없는 생태계로, 조류는 생태적 틈새를 채우는 존재였습니다. 포식자가 거의 없는 곳에서 키위새는 날개를 유지하며 비행할 필요가 없었고 마치 설치류처럼 땅 위에서 먹이를 찾는 생존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키위새들은 한때 뉴질랜드의 산림 벌채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바 있습니다. 이들의 남은 서식지는 현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산림 보호구역 혹은 뉴질랜드 국립공원에서 보호받고 있으나 보호구역에 침입한 포식자들에 의해 여전히 개체 수는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식자는 외래 포식자로 족제비, 개, 고양이 등이 있습니다. 모든 키위 종이 현재 멸종 위기 또는 취약 종이기 때문에 뉴질랜드 정부는 키위 보호를 위해 여러 보존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키위새 인공 부화 프로그램, 포식자 제거 구역 운영, 생태 관광을 통한 키위새 보호 인식 증진 등이 그것입니다.
잠깐만, 키위새의 매력에 홀딱 반해버려서 질문을 까먹었잖아!
그래서 과일 이름이 먼저야, 새 이름이 먼저야? 누가 먼저 '키위'라고 불렸는데??
정답 : 새 키위가 먼저입니다!
키위새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에게 오래전부터 알려진 새였고, 이름도 마오리어 'kiwi'에서 유래했습니다.
마오리족은 키위새의 울음소리가 마치 '키위! 키위!'같이 들린다고 해서 'kiwi'로 불렀고 유럽인들이 뉴질랜드를 탐험하던 18~19세기 초부터 이 이름이 공식적으로 서양 세계에 소개되게 된 것이죠.
우리가 먹는 과인 키위의 원래 이름은 '중국 원복숭아'혹은 '양도'입니다. 20세기 초, 중국 원산인 이 과일열매가 뉴질랜드로 들어가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영문 이름인 'Chinese gooseberry' 중국 구스베리라는 이름은 1950년대에 뉴질랜드 수출업자들이 마케팅을 이용해 'kiwi'로 변경해 부르면서 1959년 즈음부터 지금까지 귀엽고 복실한 키위새를 닮은 과일이라는 뜻으로 'kiwifruit'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1813년에 유럽 학자 리처드 오웬이 키위새를 과학적으로 기술한 기록이 남아있으니 기록만으로 비교해보아도 키위새의 완승인 셈이죠!
정리하면
새 키위는 1800년대 초부터 마오리족에 의해 마오리어로 'kiwi'라고 불렸고
과일 키위는 1950년대 후반에서야 키위새를 닮은 생김새에서 착안되어 'kiwifruit'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키위새에 대해 몽땅 다 파악이 되셨나요?
뉴질랜드에 방문하게 되시면 꼭 국립공원에 가서 키위새를 만나고 오시기를 바라요!
그럼 오늘의 동물학, 키위새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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